100명 손끝에서 살아난 ‘베토벤 소나타 17번’ 각양각색 선율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71회 작성일 24-04-04 07:48

본문

손열음·조성진 등 배출…올해는 성악·플루트 등 7개 부문 경연지난달 28일 중학부 피아노 예선…음악으로 위로 주고 싶어
여느 때라면 친구들과 시끌벅적 웃으며 떠들 법한 아이들이 모였는데, 이날만큼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듯 고요하다. 하나같이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아이들의 얼굴엔 긴장감을 넘어 엄숙함까지 감돈다. 조별로 정해진 시간에 모인 아이들은 연주 순서를 추첨한 뒤 차례로 연습실에 들어간다. 간략히 손을 풀 수 있는 몇분간의 연습 시간이 주어진다.
연습을 마치면 무대 뒤편 대기 장소로 향한다. 앞 순서 참가자의 연주를 들으며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한 채 허공의 보이지 않는 건반을 누르며 연습하기도 하고, 손이 굳을세라 핫팩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마침내 순서가 되면 심사위원과 참관객이 지켜보는 무대로 오른다. 지난 몇 달간 이날을 위해 수천 번 연습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1악장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연주할 시간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3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피아노 중학부 예선 현장이다. 이날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본선 진출을 위해 실력을 겨뤘다.
한창 배우는 학생이지만 동작과 표정은 그럴싸했다. 같은 곡이 매번 반복되는데도 저마다 다른 연주처럼 들렸다. 아직 어린이 티를 벗지 못한 참가자도, 성인처럼 큰 키의 참가자도 동등한 조건에서 갈고닦은 연주를 뽐냈다.
예원학교 3학년 최빈아양(15)은 작곡가(베토벤)를 위해 연주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양은 베토벤이 청각을 잃은 것을 숨기기 위해 스트레스 받아가며 쓴 곡이다. 당시 자살 시도도 했다고 한다. 베토벤의 무너지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슬럼프가 왔을 때 손열음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들으며 다시 건반 앞에 설 용기를 얻었다는 최양은 음악으로 위로를 주는 행복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선화예중 3학년 손영우군(15)은 조금 흥분해서 급하게 친 것 같지만, 음악적으로 괜찮았다고 자신의 연주를 자평했다. 콩쿠르 참가를 권한 사람은 없었지만 스스로를 테스트하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는 손군은 지난 3개월간 하루 4~5시간씩 맹연습했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을 좋아한다는 손군은 매일 연습해도 매번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어서 피아노가 좋다. 클래식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걸 알려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예원학교 3학년 홍해원양(15)은 연주를 잘 못했다면서 울기 직전의 표정이었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베토벤 소나타를 들으며 연습하는 과정을 떠올리면서 겨우 표정이 풀렸다. 홍양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쓰다듬고, 공감할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화경향음악콩쿠르는 전쟁 중이던 1952년 ‘어린 음악가 발굴’을 내세우며 처음 열렸다. 70여년의 역사를 거치며 1회 피아노 부문 수상자인 신수정을 비롯해 정경화, 김대진, 김선욱, 손열음, 선우예권, 김봄소리, 조성진, 양인모, 박재홍 등 숱한 연주자를 배출했다. 올해는 바이올린, 비올라, 피아노,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성악 등 7개 부문에 1000명 가까이 참여했다.
심사위원 윤철희 국민대 교수는 감수성이 뛰어나고 음악을 느끼며 연주하는 수준 높은 참가자가 많았다며 콩쿠르 준비 과정에서는 명연주자 흉내만 내지 말고 곡의 템포, 구성, 밸런스를 이해하면서 기본기를 다져 음악에 맞는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978년 제27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에 참가한 백혜선 뉴잉글랜드 음악대학원 교수는 음악을 시작한 지 반세기가 훌쩍 넘어도 이화경향음악콩쿠르의 지정곡은 잊히지 않는다며 콩쿠르와 시험 때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쌓아 올린 실력은 어떤 힘든 방해물이 있어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결국 꼭 빛을 발한다는 것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라고 격려했다.
제73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본선은 11~18일 부문별로 열려 미래의 명연주자를 선보인다.
네이버가 지난해 말 출시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순위에서 ‘아프리카TV’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치지직 앱 사용자는 216만 명을 기록하며 아프리카TV 앱 사용자(196만 명)를 넘어섰다.
치지직은 모바일 앱 사용자가 지난해 12월 111만 명에서 매달 늘면서 3개월 새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2월27일 국내에서 철수한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기업 ‘트위치’의 이용자들이 대거 치지직으로 옮겨가며 출시 3개월 만에 아프리카TV를 제치고 개인 방송 앱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이즈앱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개인 방송자(스트리머)와 사용자의 신뢰를 빠르게 확보한 것이 치지직 사용자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은 아프리카TV가 7억1000만분으로 치지직(3억6000만분)의 2배에 가까웠다.
1인당 사용 시간 또한 아프리카TV가 6시간 2분으로, 치지직(2시간 49분)의 2배 이상이었다.
아프리카TV는 최근 사명을 ‘숲’(SOOP)으로 변경했으며 올해 3분기(7~9월)에 서비스명도 사명과 동일하게 변경할 예정이다.
숲은 지난해 매출(3476억원)과 영업이익(903억원)이 각각 10.4%, 9.6% 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탄소배출을 대폭 줄이라는 명령을 받은 다국적 석유기업 로열더치셸의 항소심 재판이 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스 에버츠 셸 대표이사는 이날 변호인과 함께 재판에 출석해 법원의 명령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온실가스 감축 명령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에버츠 대표이사는 판결이 확정된다면 네덜란드의 고용과 투자, 에너지 환경 등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셸 측은 우리도 기후변화에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소송은 그 방법이 될 수 없다. 기후변화 대처에 효과가 없고 비생산적이라고 주장했다.
원고인 환경단체 ‘지구의벗’은 셸그룹이 2021년 판결 이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구의벗 측은 재판을 기점으로 셸은 사업 방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판 전 성명을 통해 셸이 앞으로 수십년간 석유 및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수십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2021년 셸이 2030년 말까지 순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고 명령했다.
이 재판은 지구의벗 네덜란드지부 등 7개 환경단체가 시민 1만7000여명을 대표해 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법원은 셸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이라’는 환경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는 정부가 아닌 기업을 상대로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직접 물은 최초의 사례다. 특히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특정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 실천을 구체적으로 요구한 선례를 남기면서 ‘역사적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셸은 해당 판결로 사업이 축소되면 연료를 제공받지 못한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판결은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어떤 판결이 나와도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