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영건설, 마곡사업장 대출금리 협상 난항…건설업계 ‘4월 위기설’ 새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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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03-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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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에서 대주단(채권 금융회사)의 추가 대출 금리가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했다. 대주단은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최대 사업장인 마곡 CP4 추가 대출 금리로 기존보다 높은 연 8%를 제시한 반면, 태영건설은 금리를 동결한 사업장도 있다며 6%를 요구한다.
건설업계에서는 4월 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마곡 CP4 상황이 전체 PF 사업장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PF 금리와 수수료가 합리적인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21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PF 사업장 59곳 중 58곳의 처리(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사업 계속·시공사 교체·매각 등 사업장 정상화방안, 채무조정, 신규자금 지원 계획 등이 담겼다. 이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작성해 태영건설과 약정할 기업개선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서울 반포 생활주거 사업장 1곳은 과학기술공제회가 추가 공사비 조달을 반대해 처리방안이 정해지지 않았다.
마곡 CP4 사업장은 태영건설이 사업을 벌인 59곳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마곡역 인근 마이스(MICE)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인 CP4 블록에 지하 7층~지상 11층, 연면적 약 46만㎡ 규모의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태영건설이 시공사이자 인스타 팔로우 구매 시행사(지분율 29.9%)로 참여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매입할 예정으로 금액은 2조3000억원이다.
앞서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마곡 CP4 사업장에 부족한 사업비 3700억원을 추가 대출하기로 했지만 대출금리가 확정되지 않았다.
채권단은 당초 수수료 포함 9.5%를 제시했다가 최근에는 8%까지 낮춰 수정 제안했다. 오는 24일 만기인 기존대출 금리 5.57%보다 2.43%포인트 높지만, 정상기업인 롯데건설의 최근 조달금리보다는 0.5%포인트 낮다.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된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를 장기 조달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신한·KB국민 등 금융사 8곳이 참여한 장기펀드 2조3000억원을 이번달 초에 조달했다. 금리는 선순위 8.5%, 중순위 8.8%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에 롯데건설 조달금리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마곡 CP4 사업장이 예정대로 오는 9월에 준공하면 대출기간도 6개월 뿐이어서 이자 부담도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자 규모는 약 150억원이다. 태영건설이 시행사로서 거둬 들일 예상 수익 수백억원도 고려 대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리가 너무 낮아서 대주단에서 빠지겠다는 금융사가 있을 정도로 태영건설 사정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반면 태영건설은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금리를 적용받은 롯데건설과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 적용을 받고 있는 회사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한다. 대주단이 워크아웃 기업에 한 추가대출은 기촉법에 따라 우선 변제되는 만큼 만에 하나 상황이 악화해도 채권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자칫하면 법정관리 수순으로 갈 수도 있는, ‘을’의 위치인 태영건설이 추가대출 3700억원에 만족하지 않고 금리까지 더 낮추려는 것은 마곡 CP4 사업장 협상 결과가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최근 메리츠화재로부터 강원 강릉의 디오션259복합개발 사업의 추가 대출 500억원을 받으면서 금리를 기존(5.9%)보다 낮추는 데 잠정 합의했다. 서울 서초동 백암빌딩 사업 추가 대출 금리도 기존(4%)과 동일할 가능성이 크지만 마곡 CP4 사업장 최종 금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가장 사업성 좋은 마곡 CP4 사업장을 기준으로 다른 태영건설 PF 사업장 금리도 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PF 금리와 수수료가 대출 위험에 맞게 합리적으로 부과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등 건설업계의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한 언론사 포럼에서 국내 PF 시장은 금융사가 모든 리스크를 건설사에 떠넘기고, 고금리 이자에 수수료까지 받아 가는 구조라면서 프로젝트의 수익성과 타당성을 엄격히 따져 돈을 빌려주고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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